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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맨] 감독과 배우들이 제대로 만난 vs 그러니까 일단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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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영화볼래? 36 view ·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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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감독과 배우들이 제대로 만난 영화

정말 감동했다. 로맨틱 코미디도 이렇게만 만든다면 남성 팬들도 올 것이다. 괜히 손이 오그라드는 그런 것이 아닌, 영화 속 인간미와 관계미학이 번뜩일 때, 남성들도 오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뻔한 공식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즐겁게 재미난 시작에서 점점 무거워지는 인간의 감성이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하지만 그런 반복이 많은 이들을 끌고 다니는 대중적 속성이라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뻔한 구도 속에 어떻게 내용을 꾸밀 것인가가 중요한데 이 영화는 그 교본을 보여 준다.

한정석(정재영)은 사실 현대를 살고 있는 도시인의 전형이다. 과장인 듯 하면서도 사실 분초를 다투면서 살아야 하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점에서 이 영화는 그냥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서게 된다. 그의 움직임과 숨소리, 그리고 그의 어릴 적 트라우마에 힘들어하는 모습들은 사실 도시인들의 내면의 고통을 치밀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도시인들에게 정시의 도착은 이제 목숨을 건 행동이 됐다. 늦는 게 생활습관이 된 직장인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제 모든 이들이 안다.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도 그 험한 분초의 인생에 어긋날 경우, 그 이후는 사실 어둡기만 하다.

희화화된 한정석의 모습 속에서 슬픈 우리들이 보인다. 이런 그를 영화는 ‘플랜맨’이라 부르고 영화 제목이 됐다. 한정석의 모습 속에서 내 모습, 내 친구의 모습, 그리고 내 동료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웃기면서도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가 살고 생활하는 곳이 도시이며, 그의 뒷배경이 도시인 것은 그런 이유이리라. 타인의 시선에 결코 벗어나지 못하면서 언제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맞춰서 살게 된 우리들 속에 한정석이 있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유소정(한지민)의 유쾌한 반란은 위험하면서도 재미있다.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그런 그녀에게 관객들이 빠져들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유소정, 정말 매력적이다. 과거로 인해 낑낑거리는 한정석과 달리 그녀는 멋지게 한방 날리면서 유쾌한 노래를 부른다. 그녀의 매력적인 노래들인 ‘유부남,’ 그리고 ‘플랜맨’은 세상을 향한 유쾌한 고함이다. 노래 가사 속에 담긴, 우울함과 비열함에 대한 한방은 이 영화의 숨은 진주다. 노래를 부르는 유소정의 모습은 한지민의 폭발적인 연기력 덕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사실 한지민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제 한지민이란 배우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영화가 증명하고 있다.

주인공인 이 둘, 사실은 한 시대를 살면서 갖게 되는 운명적인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둘 다 행동의 방식은 다르지만 그래도 그들은 슬프다. 자신의 슬픈 이면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스스로 영화 속의 캐릭터 자신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방법은 다르지만, 그들 뒤엔 무척 슬픈 고통이 숨쉬고 있다. 특히 한정석의 자기 고백의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다. 그리고 사실 매우 슬펐다. 어린 시절의 자그마한 소망이 엄청난 비극으로 화한 이후의 변화에 대한 이유는 지금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넘어 슬픔과 감동을 전달해 준다. 그런 후의 변화된 그의 모습 속에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우울한 도시인들의 자화상이 느껴졌다면, 내가 오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슬픔은 그냥 혼자만의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우울함은 영화 속에서 멋지게 사라진다. 어설픈 사랑 고백이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영화 속 지방질을 확실하게 빼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좀 더 높였지 않았나 싶다. 그들의 인간관계는 다음의 스토리로 자연스레 상상될 뿐만 아니라 정말 관객에게 보여준 것은 치유되는 그들의 환한 모습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것 때문에 이 영화, 많이 기억난다.

#싫어요# 플랜맨, 그러니까 일단 힐링?

로코에 대한 갈증을 달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느낌을 주는 영화

단순히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드라마 멜로로 접근한다면 꽤나 흥미로울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도대체 왜 ‘정재영’이 맡은 ‘한정석’이라는 캐릭터가 완벽하게 모든 것을 다 정해놓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손톱이 길면 안 되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 설명이 되긴 하지만 그게 너무나도 늦게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은 관객들이 그 인물에 대해서 얼마나 공감을 하고 이해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파급력이 달라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 관객들이 먼저 캐릭터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상황에 빠져들고 나서 그것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기를 바랍니다. 이는 이야기가 편안히 마무리가 되려던 순간 이야기를 다시 난감하게 만들며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아,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는 되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는 동안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거죠. 특히나 마지막 결론부를 보기 전까지는 정확히 ‘정재영’에 대해서 그려지지 않기에 더욱 난감한 느낌입니다. 단순히 말랑말랑한 영화만을 보기 위해서 극장으로 간다면 무조건 후회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한시>라는 영화를 통해서 최근 관객들과 만난 ‘정재영’은 그를 가장 많이 기억하는 <아는 여자>와 비슷한 로맨스의 느낌을 풍기며 돌아왔습니다. 다소 난감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력적으로 이 역할을 소화합니다.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그런 애매한 역할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사회에 참여를 하는. 그리고 세상이라는 곳을 향해서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런 느낌이 꽤나 매력적이고 귀엽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가 빠진 이 역할을 적극적으로 감독이 해명하려는 순간부터 영화는 급격하게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감독은 ‘한정석’ 캐릭터를 정확히 묘사합니다.

‘한지민’은 그 동안 ‘한효주’ 등이 보여주었던 발랄한 역할을 보이는데 생각 이상으로 매력을 보이지만 다소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재영’ 같은 경우에는 그 동안 다양한 영화들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역할들을 보여주었던 것과 다르게 ‘한지민’ 같은 경우에는 그 동안 다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에 올인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결하기는 어려운데요. 바로 이러한 점이 이 역할을 통해서도 그녀가 보여줄 수 있는 어떠한 한계를 철저하게 막아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캐릭터를 묘사를 하더라도 되었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2014년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만큼 그냥 말랑말랑하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무겁습니다. 마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보러 가서 당황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냥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영화를 생각을 했는데 영화 안에 담겨 있는 것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이해를 하는 그런 내용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것 역시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닐 겁니다. 정신과 의사로 분하는 ‘김지영’을 필두로 서로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특별한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단점은 정확히 그리고자 하는 이야기가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지민’의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정재영’의 이야기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한지민’이 맡은 배역의 이야기를 하다가 ‘정재영’의 이야기로 뛰어버리거든요. 물론 그를 통해서 그녀가 한 순간 결심을 하고 모든 과거를 떨어낸다는 것을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더 자세한 것들을 설명하지는 않는 느낌입니다. 괜찮은 배우들로 만날 수 있는 괜찮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묻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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